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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의 온기를 ‘바둑’을 통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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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의 온기를 ‘바둑’을 통해 느낀다!

바둑동호회 ‘청빈수담’ 지도사범 이종훈 원장
‘청빈수담’ 통해 바둑도 즐기고, 동료들 간 정보 공유할 수 있어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도록 ‘복기’하는 자세 필요해

청빈수담1.jpg
이종훈 원장

 

경기도 부천시 가은병원에서 한방 암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훈 원장은 환자들을 진료하며, 네이버 상담한의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 원장은 환자와 마주하는 시간 외 틈틈이 사이버오로(이하 오로)에서 무림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원장은 9살에 처음으로 프로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바둑을 접했고, 현재 일본기원 아마4단의 기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의대 재학 당시 제2회 CMB배 바둑대회 일반부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고, 2019 보건의료인 바둑대회 최강자부 8강에 입상한 고수 중의 고수다.

한의사 바둑동호회 ‘청빈수담’의 지도사범으로 활동 중인 이 원장은 “바둑계와 한의계는 전통문화를 고수하며 현대 사회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공통분모가 있다”며 “한의계에서 그리고 바둑계에서 활약하는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즐겁고, 이 즐거운 분위기를 밑거름으로 내년에는 동료들과 한의협을 대표해 바둑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의사를 대표해 오로에서 활동 중인 ‘청빈수담’의 이야기를 이 원장에게 들어봤다.


Q. ‘청빈수담’을 소개한다면?

2006년에 오로에서 한의사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음허화동’, ‘백두옹’, ‘청빈한의사’ 등의 대화명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를 하게 됐고, 서로가 현직 한의사임을 확인하고는 동호회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와 ‘청빈수담’ 이라는 타이틀로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별한 회칙이 없어 회원들이 구속 받지 않는 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모든 회원은 한의사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청빈수담’은 오로에 존재하는 온라인 동호회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오로에서 우수동호회 14위에 랭크돼 있으며, 온라인에 등록된 회원 수는 135명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에 투쟁하기 위해 한의사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공식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지만 그 뒤로는 온라인에서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오로 아이디 앞에 한의사협회 마크를 달고 대국을 하게 된다. 대한한의사협회 유니폼을 입고 바둑을 둔다는 느낌을 받는다.


Q. ‘청빈수담’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지?

나는 현재 ‘청빈수담’에서 지도사범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회원들과의 대국은 물론 대국 후 복기를 하면서 부족했던 점들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사실상 회원들이 대국을 하고 있으면 멀리서 지켜보며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오로에서는 동호회 회원이 접속을 하거나 바둑을 두고 있는 현황을 화면 상단에 확인할 수 있는데 나는 오로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청빈수담’ 회원들의 활동 내역들이다. 대국 중인 회원 방에 접속해 바둑을 관전하며 응원하는 것 또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가끔 동호회 가입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하는데 chon1426@hanmail.net로 한의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정보를 보내주시면 된다.

가입조건은 바둑에 일가견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 나 역시 프로나 연구생 출신들을 만나면 소위 하수에 속하기 때문에 지도를 받고는 한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가입이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


Q. ‘청빈수담’ 동호회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가장 먼저 이 모임은 바둑을 두는 한의사들의 모임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들과 비슷한 취미를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자랑거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온라인 동호회이기 때문에 별다른 구속이 없고, 바둑 외 한의계와 관련된 대화 및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회원들끼리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대국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터넷바둑은 각각 개인에게 제한시간이 주어지는데 한의원 등에서 대국을 진행하다보면 갑작스러운 환자의 방문에 제한시간 내에 돌을 놓지 못해 시간패를 당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실제 기력보다 저평가되곤 하는데 한의사들끼리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기에 제한시간의 장애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대국을 진행할 수 있다.

회원끼리 대국을 진행하면, 바둑을 두다 침을 놓고, 다시 돌아와 대국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암묵적으로 서로 양해를 구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동료 한의사들과 편하게 대국도 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Q. ‘청빈수담’과 함께 바둑대회 참가를 꿈꾼다고 들었다.

2~3년 전부터 바둑TV에서 한의사협회 대표들을 구성해 직장인 바둑대회에 나갈 것을 제안 받았다. 당시에는 멤버를 구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참가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함께 참여할 선수들을 구성하는 것조차 어렵게 됐다.

‘청빈수담’의 지도사범이 된 후로 가장 해보고 싶은 활동이 팀을 구성해 위와 같은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바둑TV에 출연해 바둑을 둘 수도 있고, 한의사협회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협은 이미 팀을 구성해 여러 번 이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차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타이젬 8단급 선수 3~4명이 구성되면 1회전은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현재 동호회 멤버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관심을 보이는 회원이 생기길 바란다. 협회 산하 바둑팀을 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TV에서 협회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Q. 동료들끼리 복기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바둑의 매력은 두뇌 계발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바둑의 ‘꽃’이라 불리는 복기가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했던 행동 그리고 지나간 실수에 대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커진다.

복기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추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확률을 줄일 수 있게 도와준다. 바둑 실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복기 과정들을 생활화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Q. 최근 AI의 등장으로 바둑계가 화제였다.

그렇다. 바둑계에 AI가 등장한 이후 승률기대치가 낮은 기존의 정석들이 모두 폐기됐다. 기존의 바둑 수법이 재평가되면서 과거에 주장됐던 다수 이론들이 역시 재평가됐다. 가장 큰 이유는 평가를 수치화하는 방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의학에도 머지않아 AI가 도입될 것이다. 기존의 처방은 모두 재평가가 이뤄지며 점점 한의사 간 상향평준화가 돼 인공지능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의사들이 도태되는 현상이 올지도 모른다. 

한의계에는 이런 변화들을 미리 감지하고 그 수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분들과 국민 여론과 정책 형성에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 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통해 이런 분들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Q. 본인에게 ‘청빈수담’은 어떤 존재인지?

나는 ‘청빈수담’이 없어도 바둑을 둘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바둑이란 전통적인 ‘수담’의 개념에서 담소는 빠지고 게임하듯이 바둑만 두는 곳이 됐다. 그런 대화나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면이 ‘청빈수담’의 존재 의미라 생각한다. 이곳에서 동료들 간의 대화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바둑을 즐길 수 있고, 동료들과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청빈수담’이야말로 이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청빈수담3.jpg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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